"현대차 전시장 CCTV로 고객 데이터 뽑아냅니다"


CCTV로 성별·연령 식별…체류시간 분석해 매대 전략 세우기도
현대차·벤츠 '큰손 고객'…"가입사 CCTV 2000대 확보" 내년 목표
영상분석 AI 솔루션 많지만 CCTV는 최초…"2023년 해외진출 예정"

"이미 현대자동차 내년 1년 치 계약은 끝났죠."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은 평일 저녁 8시, 주말 저녁 6시 30분이 되면 '무인 매장'으로 바뀐다. 이용객들은 전시장 전체를 전세 낸 듯 자동차를 자유롭게 구경한다. 2열 시트를 젖혀 누워보는 사람도 있고, 트렁크를 열어 유모차를 넣는 관람객도 있다. 매장을 지키는 유일한 직원은 현대차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 '달이'뿐이다.

무인 관람은 국내 자동차 전시장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서비스다. 이러한 현대차의 실험을 돕는 스타트업이 있다. 폐쇄회로(CC) TV를 마케팅 무기로 바꾼 메이아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AI 기술로 CCTV 영상을 분석해 오프라인 고객을 식별한다. 여기에는 연령, 성별, 체류 시간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메이아이 솔루션만 있으면 수동 계수기는 쓰지 않아도 된다. 또 유수의 마케팅펌 도움이 없이도 트렌드 리포트가 하루 만에 뚝딱 나온다. 30대 남성이 가장 오랫동안 구경한 차종이 어떤 건지 메이아이의 대시보드로 확인하면 한 눈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 박준혁 메이아이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이아이는 오프라인판 구글 애널리틱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박준혁(25) 메이아이 대표는 메이아이를 '오프라인의 구글 애널리틱스'라고 소개했다. 사무실 전면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오프라인에서 수집된 고객들의 정보가 담긴 대시보드가 떠 있었다.

구글이 온라인 사용자의 검색이나 클릭 동선을 쫓는 것처럼 메이아이 솔루션은 CCTV속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현대차는 메이아이의 첫 출발부터 함께한 주요 고객사다. 최근엔 메르세데스-벤츠도 메이아이의 큰 손으로 합류했다. 벤츠 전시장의 경우 CCTV만 30대다. 여러 차종을 비추는 CCTV를 통해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분석하면서 어느 차에 어떤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지 추적한다.

롯데아울렛은 출입구마다 설치된 CCTV를 통해 방문객 데이터를 뽑는다. 역과 가까운 곳,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 등을 구분해 매대 전략 등을 짤 수 있다.

▲메이아이의 대시보드 가상도. [메이아이 제공]


현대차·롯데·이랜드 등 국내 대기업이 주요 고객사

메이아이는 '오프라인의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새 장르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공간은 누군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또 어떤 행동을 했는지 분석해 공간개선이 가능한데, 오프라인 공간은 이러한 것들이 여전히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시대를 잘 타고 난 덕에 메이아이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내년이면 네 돌을 맞는 메이아이는 현대차, 벤츠, 롯데시네마, 롯데아울렛 등 업계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들은 CCTV 1대당 월 구독료를 낸다. 현재 가입사 규모는 CCTV 대수로는 200개다. 내년 2000대 돌파가 목표다. 박 대표는 "이를 연간 반복 매출(ARR)로 따지면 20억 원 가량이 돼, 투자나 지원금 없이도 자력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오프라인 공간에서 데이터를 뽑는 일은 더 중요해졌다. 오프라인이 '결제'의 역할을 온라인에 내어주고, '체험'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코로나19가 이러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10년가량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현대차를 필두로 한 각종 업계의 무인점포 추세도 한몫했다. 상주하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방문자의 행동 데이터에 대한 수치화가 더욱 절실해졌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 컴퓨팅과 머신러닝을 전공한 박 대표는 메이아이 설립 전에는 '바이러스네트워크'라는 소셜벤처를 3년간 운영했다. 창업자 콘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운영하는 일을 했는데, 항상 '다음 행사는 어떻게 더 잘 기획할까'를 고민했다. 그런데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방법이 설문조사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첨단 기술을 다루는 대학원생인데 올드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뽑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면서 "공돌이로서 모든 요소에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답답했다. 똑똑한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이 2019년 3월 메이아이 탄생 배경이 됐다.

"CCTV 기반 AI는 우연한 계기로…"

CCTV를 사용하게 된 건 우연한 시작이었다. 박 대표는 "컴퓨터 비전이 워낙 핫한 도메인이다 보니 메이아이의 출발도 카메라 중심이었다"고 운을 뗐다. 사명인 'mAy-i'이 m도 media에서 따왔다. 그는 "이랜드 매장 내에서 카메라를 달려고 하는데, 당시 담당자가 '그냥 CCTV를 쓰면 안되냐'고 반문하더라"며 "장비를 새로 달려면 천장을 뜯고, 추가적인 시공이 필요해 영업에 큰 부담이다"고 말했다. 사장될 뻔한 정보가 메이아이의 먹거리가 된 순간이었다.

박 대표는 "공학도로서 또 못 참는건 응당 분석돼야 하는 데이터가 묻히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우리의 기술로 생명을 얻은 데이터가 고객사가 매장 수익을 창출하고, 마케팅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시네마는 메이아이 솔루션으로 '돈'을 번다. 메이아이 데이터를 근거로 영화 상영전 광고 단가를 매기게 된 것이다. 박 대표는 "보통 영화 상영 직전의 시간의 광고 단가가 비싸다"며 "이제는 영화관 측이 광고 스케쥴링을 세세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방문자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려는 이전에도 있었다. 카드 결제를 활용한다거나 비콘으로 와이파이에 연결된 스마트폰 사용자 수를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엄마카드'를 사용하는 학생이나 LTE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보까지는 수집할 수 없다.

박 대표는 "사람이 눈으로 보고 뽑을 수 있는 데이터는 다 뽑을 수 있는 AI를 만들자 라는 목표로 여러 요소들을 추가 중이다"고 말했다. 메이아이는 이제 가족과 친구 등 일행까지 파악할 예정이다. 이를 완성차 전시장에 적용하면 가족들이 많이 타는 패밀리카, 싱글이 선호하는 자동차 등의 데이터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메이아이의 눈'은 통계의 왜곡까지 잡아낸다. 현대차 송파 전시장의 경우 딜러가 상주하고 있을 때와,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을 때의 인기 차종이 달랐다. 박 대표는 "이런 틈새를 발견해 딜러십 전략을 새로 쓸 수 있다"며 "초대기업의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할 때마다 뿌뜻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마존고보다 더 나을걸요?"

메이아이는 아마존의 무인 상점 '아마존고'와 비교되곤 한다. 매장 방문객의 영상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유용한 데이터를 얻어낸다는 측면에서 콘셉트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아마존고의 오프라인 상점의 경우 고화질을 카메라를 초기 구축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모든 매장에 이런 시스템을 빠르게 확장하기는 어렵다"며 "메이아이 솔루션은 기존 CCTV 인프라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있다"고 말했다.

▲ 메이아이 AI가 식별한 CCTV 정보


CCTV 분석은 AI업계 최초…'비용+정확도' 두 마리 토끼


여기서 알 수 있는 메이아이 솔루션의 장점은 비용과 정확도다. 별도의 설비를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CCTV 영상을 활용한다. CCTV 영상은 화질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지만 메이아이는 자체 영상 분석 기술로 정확도를 높였다. 박 대표는 "영상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곳이야 많다. 하지만 CCTV와 같은 저화질의 영상을 연구하는 곳은 매우 드물다"며 "메이아이가 자신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자부했다.

다만 박 대표는 보안과 개인정보 침해 이슈에서는 한없이 진지했다. 그는 "기존에 있는 자원을 활용한다는 관점으로 정보에 접근한다"며 "보안엔 정답이 없고 언제나 계속 노력해야 하는 영역이라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메이아이는 영상에서 분석 가능한 형태로 필요한 정보만 추출한 다음 원본 영상은 바로 삭제한다. 또 여기서 도출된 정보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 처리된다. 지금까지 법무법인과 행정안전부 등을 통해 적법성 인정받았다.

"CCTV의 부정적인 이미지 거두고 싶어"

박 대표는 음지를 비춘다는 CCTV에 양지의 옷을 입히고 싶다고 했다. 박 대표는 "검색 알고리즘 기반으로 운영되는 구매 추천이나 실시간 인기 동영상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듯, CCTV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역시가 한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상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아이 솔루션은 똑똑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전에 파키스탄 현대차 전시장을 분석한 적이 있는데 무슬림 남성의 복장 때문에 AI가 처음에는 이들의 여성으로 분류했다"며 "이런 경우 추가 학습을 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I 비전 기술의 정확도는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우리는 고객사에 처음부터 강력한 모델의 AI를 제공한다고 설명하기보다 추가 학습을 통해 정확해진 AI 모델을 제공한다고 설명해 드린다"고 말했다.

메이아이는 범용성을 무기로 오는 2023년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박 대표는 "메이아이 특징이 특별한 로컬라이징(지역화)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며 "내년 글로벌 시장에 태핑해보고 내후년에는 해외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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