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 메이아이 대표 “똑똑한 오프라인 ‘공간’ 만들어 갈 것”

“오프라인 공간이 똑똑해질 수 있는 시작점은 방문객 데이터의 정량화”
영상 처리 AI 솔루션 ‘매쉬’, 방문객 데이터 분석
약 98% 이상의 정확도,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제공
EU GDPR‧AI Act 등 인증, 글로벌 진출 발판

‘코로나19 팬데믹(COVID-19 Pandemic)’을 겪으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던 ‘공간’의 개념은 크게 변화했다. 적지 않은 근로자들의 일터는 집이 됐고, 상당 수의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시장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이에 혹자는 ‘오프라인 시대의 종말’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복합 쇼핑몰, 팝업 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들은 여전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팝업 스토어의 경우 오히려 이전보다 활발하고 효과적인 유통‧마케팅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오프라인 공간은 사라지는 과정이 아닌 ‘똑똑해지고 있는 과정’이라는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상 분석 AI(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해 오프라인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는 ‘메이아이(mAy-I)’가 그 주인공이다.

‘메이아이’는 대표 솔루션인 ‘매쉬(mAsh)’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 장착된 CCTV 영상을 분석, 핵심 성과 지표(KPI) 구현‧달성‧개선 등을 위한 매장 구성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2일 본지와 만난 박준혁 메이아이 대표는 “기존 CCTV 데이터를 분석해 방문객 통계, 체류 시간, 동선, 구매 전환율 등을 파악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공간이 똑똑해질 수 있는 시작점은 방문객 데이터의 정량화”라며 “오프라인 공간을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고객 경험과 의사결정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메이아이’는 오프라인 공간의 혁신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미 ‘메이아이’는 정확도 높은 영상 분석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객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또 최근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 인공지능 규제법(AI Act) 등 인증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도 마련했다. 올해 초에는 ‘CES 2024’에서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AI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저희 팀의 동기”라며 “(고객사들의) 진짜 필요하고 의미 있는 솔루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하는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메이아이’는 어떤 기업인가

A. ‘메이아이’는 영상 처리 인공지능 스타트업 기업으로 ‘매쉬’라는 솔루션을 개발‧운영 중이다.

직관적으로 소개하자면 오프라인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 기존 CCTV의 영상 데이터를 영상 처리 AI로 분석해 매장의 방문 인원, 성별, 연령대는 물론, 체류 구역‧시간, 동선, 구매 전환율 등까지 포함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의사결정, 고객 경험 개선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서면‧문자 등 아날로그식 설문조사 등으로 운영됐던 데이터 관리를 영상 AI를 통해 자동으로 진행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시장 데이터 조사 등 인사이트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LG전자, 이랜드패션, 현대차 등 규모가 큰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데이터를 통한 고객 경험 개선에 좀 관심이 많은 기업들이 ‘메이아이’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Q.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메이아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오프라인 공간의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문제는 우리가 처음으로 풀고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확성, 효율성 등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이아이’는 안면 인식 기반이 아니라 전신 이미지를 기반으로 분석을 하다 보니 방문객들의 좀 더 종합적인 피처(feature)들을 보고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마스크, 선캡 등을 쓰고 온 방문객들에 대한 정보도 높은 정확도로 추정이 가능하다.

‘매쉬’의 강점도 결국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정확하게 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서면, 문자, 와이파이 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들은 아무래도 한계가 존재하지만, 영상을 기반으로 한 ‘매쉬’ 솔루션은 사람이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모두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쉬’는 AI 카메라를 새로 설치하지 않고, 기존 CCTV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비스 도입 과정에 설치, 공사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손쉽게 도입하고, 확장할 수 있다.

Q. 오프라인 공간마다 각기 다른 CCTV 성능이 문제가 되지는 않나

A. 만약 ‘메이아이’가 카메라까지 운영했다면 설치는 복잡하지만 분석은 좀 더 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환경에서 범용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고, 이는 오히려 ‘메이아이’의 핵심 기술이 됐다.

고객사들도 ‘메이아이’ 솔루션 도입 이전에는 CCTV 화질과 관련해 적지 않게 문의를 한다. 이에 우리는 CCTV 영상 속 방문객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추정 가능한 정도면 ‘매쉬’로 충분히 분석이 가능하다고 답변해왔다.

실제 방범 등 목적으로 설치한 대부분의 CCTV 경우에도 화질이 매우 높지 않지만, 데이터 추정‧분석 등에는 문제가 없었다.

또 고객사들의 다양한 예외 케이스들을 모두 고려한 솔루션을 개발해오면서, 기술 커버리지가 매우 넓어졌다. 당시의 어려움들이 ‘메이아이’만의 노하우로 쌓여온 것이다.

Q. 고객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A.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보니 단순 데이터 전달 이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대시보드, 인사이트 레포트 등은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데이터 제공 메인 서비스인 대시보드의 경우 당일의 데이터를 다음 날 아침 확인할 수 있도록 하루 단위로 일괄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고객사들이 데이터를 잘 쓸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진짜 필요하고 의미 있는 솔루션이 되고자 함이다.

현재까지 고객사들의 계약‧재계약 진행 상황을 검토했을 때 꽤 많은 고객사들이 ‘메이아이’ 솔루션을 통해 명시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메이아이’가 가장 많은 지점을 분석하고 있는 이랜드패션에는 현재 약 98% 이상의 정확도로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특화된 전략 수립과 매장 분류 방식에 변화를 주는 등의 과정에 ‘메이아이’가 제공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 아울러 ‘메이아이’의 솔루션은 초기 이랜드패션의 몇 개 지점에서의 테스트 이후 전국 지점으로 확산됐고, 다른 브랜드로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데이터를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캐파(CAPA)와 경험을 보유한 엔터프라이즈 시장(Enterprise Market)에 집중해왔지만,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SMB(Small & Medium Business)에도 확산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엔터프라이즈 고객사들과 만들어 온 ‘성공 공식’을 바탕으로 SMB들도 보다 쉽게 확인하고, 효과를 볼 수 있는 데이터 제공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장 유형별로 유용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들을 위젯화 한 ‘커스텀 대시보드’를 런칭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커스텀 대시보드’는 ‘CES 2024’에서 AI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Q. 컨퍼런스, 팝업 스토어 등 행사들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 같다.

A. 그렇다. 최근에 팝업 스토어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해 오프라인 행사 성과를 최적화할 수 있는 ‘팝업 플랜’을 런칭하기도 했다.

사업 초기에는 상시 운영되는 오프라인 공간의 방문객 데이터 분석‧최적화에 집중했지만, 팝업 스토어 등 오프라인 공간의 데이터에 대한 니즈(needs)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도 주목하게 된 것이다.

특히 많은 노력과 공을 들여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의 경우 방문객 수, 콘텐츠 관심도 등의 효과를 입증하고 싶어하는 고객사들이 많았다.

이에 처음에는 기존 고객사들을 통해 알음알음 진행했지만, 높은 수요를 확인한 후 특화된 플랜을 개발‧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길게는 1~2달, 짧게는 3~4일 기간 동안의 ‘팝업 플랜’ 서비스를 진행하거나 계획 중이다. 점차적으로 ‘팝업 플랜’ 사업을 확대해나가려고 한다.

대행사 등에서도 팝업 스토어 운영에 대한 입증 니즈가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Q. 오프라인 공간, 데이터 등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1~2년 전만 하더라도 ‘메이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존재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이 없어질 건데 오프라인 방문객 데이터 분석을 왜 하냐’는 식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오프라인 매장이 오프라인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역할은 온라인과 공유하게 되겠지만, 분명한 오프라인만의 역할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품을 직접 체험‧경험하고, 시간을 보내는 오프라인의 기능들을 온라인이 대체하기 너무 어렵고, 이런 부분들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오히려 학습했다고 생각한다.

‘메이아이’는 오프라인 변화에 초점을 맞췄고, 결국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서는 해당 데이터들을 정량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봤다. 미래에는 오프라인 공간이 똑똑해지겠지만, 오프라인 공간이 똑똑해질 수 있는 시작점은 방문객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경험의 정량화라고 판단한 것이다.

Q. 창업 이후 가장 짜릿했던 성과는 무엇인가

A. 연구실이 아닌 AI 영상 처리 스타트업 ‘메이아이’의 미션은 ‘이 세상을 바꿀 만한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고, 그 임팩트(impact)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떄문에 고객사들 생기고, 우리의 기술과 제품으로 유효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가장 임팩트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20~30대로 구성된 우리의 기술과 제품이 대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이번 ‘CES 2024’에 참가한 AI 분야 많은 메이저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혁신상을 받음으로써 우리의 기술과 제품이 인정받았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과정에서 많은 압박감도 존재하지만, 새삼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팀을 잘 꾸렸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Q.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이나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A. 글로벌 시장은 국내 시장보다 훨씬 큰 잠재력을 갖고 있고, 방문객 데이터 분석 기술은 전 세계 모든 오프라인 공간에서 필요한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국내 고객사의 해외 거점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글로벌 경험을 쌓고 있고, 올해 CES 참가와 EU의 GDPR, AI Act 등 인증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GDPR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데이터 보호 규정 중 하나로 이를 준수한다는 것은 기술적 신뢰도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실제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설명할 때 GDPR 인증이 있으면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 신뢰를 더 쉽게 얻을 수 있어 ‘메이아이’의 글로벌 진출 과정에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각 지역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의 기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고 생각하고, 이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세일즈 액션을 진행 중이다.

Q.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나

A. 우선 ‘메이아이’는 창업부터 현재까지 큰 틀의 비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우리의 비전은 ‘오프라인 공간을 더 똑똑하게 만들자’이다.

인류의 모든 것이 똑똑해지고 있지만, 오프라인 공간만 정체됐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운영 방식은 10년 전, 20년 전과 큰 차이가 없는데, 이유는 매대 위치나 구성 등에 대한 객관적인 혹은 합리적인 근거 없이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현재의 방문객 데이터 분석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에서 실시간 밀집도 관리, 맞춤형 광고 제공, 빈 좌석 확인 등의 추가적인 기능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안전 관리와 같은 공공 영역에도 진출하며 오프라인 공간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어가고 싶다.

조직 문화 측면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려운 문제를 재미있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순간이 즐겁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목표를 공유하는 팀과 함께 일하는 것이 창업의 가장 큰 이유였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문화를 유지하면서, 팀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시사저널이코노미,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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