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의 구글 애널리틱스’ 메이아이, CCTV 기반 AI 분석 솔루션 mAsh로 리테일 혁신
퍼널 분석·요인 분석으로 매출 병목 진단, 재계약률 90% 기록
TechCrunch Startup Battlefield 200 선정,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온라인에서 당연했던 데이터 분석,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도 가능합니다.”
리테일 산업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핵심이다. 그러나 매장 운영의 많은 부분은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다. 온라인에서는 클릭부터 결제까지 모든 전환율이 수치로 드러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어디서 이탈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 빈칸을 채우기 위해 등장한 스타트업이 있다. AI 영상분석 기업 메이아이(mAy-I)는 기존 CCTV만으로 방문객의 동선과 전환율을 추적해 오프라인 매장의 성과를 데이터로 증명하는 솔루션 mAsh(매쉬)를 개발했다. 김찬규 대표는 “온라인의 구글 애널리틱스처럼 오프라인 매장도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되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한다.
메이아이의 출발은 의외였다. 창업팀은 과거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며 성과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를 절감했다. 기존 계수기와 와이파이 센서를 통한 데이터는 정확도가 낮았고, 컨설턴트를 동원한 동선 분석은 비용이 과도했다. 이 한계를 체감한 창업팀은 온라인처럼 오프라인도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도달했다. 팀 내 AI 전공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 명의 공동창업자, 즉 CEO·CTO·리드 리서처가 합류하면서 메이아이가 시작됐다.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적 난제를 풀어내며 회사의 토대를 다졌고, 현재는 약 40명 규모로 성장했다.
오프라인 매장, CCTV 데이터로 고객 여정을 읽다
고객사가 메이아이를 찾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무공사 도입성이다. 기존 계수기나 센서 기반 솔루션은 설치와 배선 공사가 필요해 도입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반면 mAsh는 매장에 이미 설치된 CCTV만 활용하므로 추가 장비나 공사 없이 바로 적용 가능하다. 설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즉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다. 둘째는 딥러닝 기반 정확도다. 단순히 입구를 지나는 움직임을 세는 기존 방식과 달리, mAsh는 영상 속 객체를 정밀하게 식별해 직원과 실제 방문객을 구분한다. 덕분에 70~80% 수준의 정확도에 그치는 기존 계수기의 한계를 크게 뛰어넘어 매장 상황에 맞는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셋째는 개별 동선 데이터다. 방문객 수만 집계하는 수준을 넘어 입장부터 체험, 퇴장까지의 여정을 추적해 고객이 어떤 경험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어디서 흥미를 잃고 이탈했는지를 드러낸다. 이는 단순 수치가 아니라 매장 전략 수립을 위한 실질적 인사이트로 이어진다.
메이아이의 분석 체계는 퍼널 분석과 요인 분석으로 요약된다. 퍼널 분석은 유동인구, 입장, 체험, 상담, 구매까지 이어지는 고객 여정을 단계별 전환율로 보여준다. 단순히 매출이 줄었다는 결과에 그치지 않고, 그 원인이 ‘방문객 감소’인지 ‘체험 단계의 이탈’인지 ‘상담에서 구매로의 연결 부진’인지를 구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매출 부진의 병목을 찾아내고 개선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경영진과 매장 관리자에게 강력한 도구가 된다. 요인 분석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방문객의 성별과 연령, 방문 시간대와 날씨, 프로모션, 주변 상권 등 매장 내×외부 변수가 KPI에 미친 영향까지 정량적으로 추론한다. 직관과 추측에 의존하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20대 여성 고객군의 체류 시간이 늘어날 때 매출이 어떻게 변화하는가” 같은 질문에 데이터로 답을 제공한다. 이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최적의 타깃팅 전략을 세우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팝업스토어와 전시회 같은 단기성 이벤트에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행사에서 방문객의 만족도와 동선 데이터를 확보하면, 단순한 성과 보고를 넘어 다음 기획 단계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다. 김찬규 대표는 “데이터는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따지는 데서 끝나지 않고, 무엇을 더 강화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데이터 검증에서 보안까지, 메이아이의 신뢰 전략
메이아이의 기술은 이미 다양한 현장에서 검증을 마쳤다. 국내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체인에서는 영화 상영 전 이벤트 효과를 A/B 테스트해 광고 시청률을 16퍼센트 이상 끌어올렸고, 이는 광고 단가를 책정하는 객관적 근거로 활용됐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팝업스토어에서는 체험 공간의 효과와 방문객 만족도를 분석해 차기 팝업 전략 수립에 반영되었다. 또 온라인에서 성공을 거둔 한 리테일러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는 키오스크와 포토존 동선을 데이터로 검증해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이처럼 퍼널 분석과 요인 분석은 단순히 데이터를 기록하는 수준을 넘어 매장 운영의 병목 지점을 파악하고, 방문객 경험을 기반으로 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고객사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곤 했지만, 지금은 프로젝트 매니저와 데이터 분석가가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맞춤형 해석과 활용 방안을 함께 설계한다. 이 지원 구조 덕분에 고객사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올해 재계약률은 약 90퍼센트에 달한다. 김찬규 대표는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답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데이터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중시한다.
보안 역시 메이아이의 핵심 원칙이다. 분석 과정에서는 성별, 연령대, 체류 시간 등 개인 식별이 불가능한 가명 처리 데이터만 보관하고, 원본 영상은 즉시 삭제한다. 더 나아가 영상이 매장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엣지 컴퓨팅 방식을 도입해 보안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국제적으로 가장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기준인 유럽연합(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을 충족하며, 실제 해외 매장에서 실증이 진행될 만큼 신뢰를 인정받았다. 단순히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활용·지원·보안이라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체계가 메이아이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글로벌 확장과 산업 다변화로 성장 날개를 달다
메이아이의 확장 전략은 세 갈래다. 첫째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유럽·일본·미국·동남아 등 주요 거점에서 파트너십과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일본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 가시적 성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은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글로벌 리테일 환경에 통용되는 데이터 분석 표준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메이아이는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 8월에는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주관하는 세계적 스타트업 경연인 스타트업 배틀필드 200(Startup Battlefield 200) 선정되며, 오는 10월 말 미국 현지에서 피칭 무대에 오를 기회를 확보했다. 이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글로벌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둘째는 산업군 확장이다. 리테일을 넘어 안전·보안 분야로 기술을 넓혀 혼잡도 관리와 이상행동 감지 모듈을 개발 중이며, 2026년 상품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재난 안전, 대형 시설 운영, 산업 현장 관리 등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다. 셋째는 중소 매장 시장 진출이다. 대기업 현장에서 검증된 분석 템플릿을 경량화해 동네 상점이나 프랜차이즈 같은 소규모 매장에도 보급함으로써, 오프라인 산업 전반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작년 말 삼성벤처투자 등으로부터 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메이아이는 현재 시리즈 B 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이번 라운드의 목표는 해외 진출 가속화와 수익성 확보, 그리고 향후 IPO를 위한 체질 개선이다. 특히 서버 비용 최적화와 클라우드 인프라 효율화에 집중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한편, 글로벌 확장에 필요한 현지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찬규 대표는 “스타트업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며 “오프라인도 곧 데이터로 움직이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메이아이는 스스로를 ‘오프라인의 구글 애널리틱스’로 정의하며, 리테일 산업의 빈칸을 데이터로 채우고 있다. 매장 운영의 직관이 수치로 전환되는 순간, 오프라인 산업의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고 있으며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메이아이가 서 있다.
